이름이 틀렸습니다.
- 작성자 : TAEWAN
- 25-12-28 21:12
요람 작업을 하면서 지난주에 전화번호와 이름을 체크했었습니다. 대부분 맞다고 생각되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요람을 만들기전에 다시 한번 더 확인합니다. 테이블마다 돌아 다니면서 확인하는데, 김0제 성도님이 주보의 기도제목에 이름이 김0재로 되어 있다고, “아”가 아니고 “어”라면서 수정해달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얼마나 죄송하고 미안했는지 모릅니다.
개척 1년쯤인가, 세금 보고 때문에 헌금 내역을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교우 중 한 분이 요청하셔서 잘 정리해서 보냈는데, 영어 이름에 스펠링 하나가 틀려서 그것으로 아주 난처한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서류를 보고 “돈만 밝히는 그 교회 나가지 마라”고 아내에게 호통을 치셨답니다. 그 마음을 돌이키려고 제 아내와 함께 10번이나 찾아가고, 갈 때마다 소시지 도넛을 몇 다즌씩 샀던 적이 있었습니다. 남편의 말은 목사가 성도의 이름에는 신경쓰지 않고, 돈에만 관심이 많다는 겁니다. “틀린 말 아닙니다. 지당한 말씀이죠.” 그렇게 사죄했는데도 그 마음을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 이름 틀린 것에 강박증이 생겨서 주보를 다 인쇄해 놓고 이름에 아주 조금이라도 틀린 게 있으면 바로 버리고 다시 인쇄하곤 했습니다. 그런 제가 한 주도 아니고, 몇 달 동안 소중한 이름을 틀리게 기재했으니 얼마나 미안했겠습니까? 당장에 달려와서 호통치셔도, 교회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제가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상황인데, 웃으면서 그것도 주소록 확인하다 “이제 말씀드립니다.” 라고 하시니 제가 그 넉넉함에 감사한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이름뿐이겠습니까? 저는 가끔 동역자들과 함께 교회를 세워나갔던 그 시절이 너무 좋았다고 말하곤 합니다. 목회자들이니 목회자의 마음도 잘 알고 부족하면 항상 그 빈자리를 채워주기도 하고, 주일 저녁마다 제가 위로를 더 많이 받곤 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각자의 뜻과 마음이 다 다르고,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만큼 그에 따른 틀리는 실수들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러나 김0제 성도님처럼 넉넉한 마음으로 공동체가 아내와 저를 이해하고 받아주셨다는 생각이 지난주에 들었습니다.
한 해 동안 저도 모르는 틀린 것들이 참 많았을 텐데 참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어쩌면 저뿐만 아니라, 각자 모 나고 틀린 게 많았을 텐데 서로가 용납하고, 사랑하고, 그렇게 넉넉한 마음으로 세계로제자교회가 세워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또 한해를 꿈꾸면서 교회가 좀더 건강한 교회가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건강, 감사, 거룩, 감동의 삶에서 2026년은 “건강”에 집중하는 해가 되고, 표어도 “범사에 강건하라”로 정했습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강건한 공동체를 세워나가기를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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